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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걸어보자 라는 생각에 걸었지만 마음만큼 걷지는 못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원하던 말없이 열심히 걷고 구경하고 걷고 구경하고 생각하는
즐거운 순간이었다.

애초에는 마인 강변의 도시들에서 머물면서 있으려고 했다.
융프라우는 남들 다 가니깐, 굳이 가야해? 라는 생각에...
그러나, 남들이 다 가는데 나도 안 갈 수는 없는 것 같아서 가봤다.
간 곳은 한국인이 많았다.
뭐 처음에는 혼자서 말도 안하고 돌아다니며 보고 듣기만 하려했는데
만난다는 자체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아니 적당한 만남은 오히려 더 좋았다.
루체른에서는 정말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 하고 싶었던 방식인,
남들이 많이 가보지 않는 곳 중 내 취향의, 나만의 귀소본능의 대상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많은 기회를 갖도록 노력해야겠다. 남들 다니는데도 다 다녀봐야할테니까.

차설, 바로 라우터브루넨으로 올라가서 숙소를 잡았다.
날씨가 맑지 않아서 ISO를 마구 높여서 찍었더니 날씨가 왜곡되었다


 


그냥 저냥 잘 닦여진 산 속을 계속해서 터덕터덕 걸으며 잡다구리한 생각을 계속하였다.
결론은 없음.

트라멜바흐 폭포를 지나 안으로 안으로 걷다가 보니 예쁜 들꽃들이 많았다.




다음날에는 융프라우에 올라갔는데, 눈이 내려서 위쪽에선 망했고.
그러나 하이킹 할때는 구름이 개어 훨씬 좋았다.

 [구름 낀 융프라우요흐 방향,
융프라우요흐 올라갈 때 단 한마디의 생각은
원래 용이 산으로 갈 때는 구름이 끼는 법이라고 생각하며(나=용)
갔으나 그냥 운이 나쁜 거였다.

그러나 스위스의 험악한 산세만이 또렷이 보이는 것보다
구름과 뒤섞여 신비로운 광경을 연출해내는 것이 더욱 아름다웠다. 고 믿는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마인강변의 시크한 동양청년의 계획을 포기한 게 뭐가 돼어요ㅠ)
아무튼 그리하여 그러므로 그래서 그런 연고로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이 친구도 좋은 친구다.)
설렁설렁 하이킹 삼아 내려오게 되었다.



재밌다. 저기서 내 또래의 중년 남성(..)이 소떼를 돌아다니며 관리하는 것을 보았다.
같은 인간으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났고, 그쪽이 어깨가 넓고 키가 크고 수염이 멋드러지게 나며
코가 높고 머리가 작고 다리가 길며 팔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넓고 등이 크다는 "작은 차이"를
제외하면 결국 비슷한 존재인 나와 그 남자의 사고방식, 목표, 삶의 정의 등 모든게 다를 것이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였다.
 삶의 주체란 - 무한한 선택지에서 내가 완벽히 하나를 택하여 들어가는 신 같은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것을 가꾸고 극복해나가며 때로는 다른 이에게 주어진 것도 생각해보면서도
자기 자신이 최대한 나 자신이도록 하는 것일까...ㅋ 뭐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큰멀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