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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행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이 한이되어
복귀 후 H+2 내에 써서 이후에도 스스로 보며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 함이다.(?)

전날 도착하여 영암을 살짝 산책한 후(엄청 짧았다...)
개신리의 산악인의 집으로 갔다.


월출산 둘레길 부근은 참 잘 닦아뒀다.
ISO를 무지 높였고 노이즈 생겨서 셔터스피드를 길~게. 실제론 매우 어두웠다.
뒤에 산이 아예 허옇게 되었군 -_-
뭐 초짜 찍사라 그런거 + 컨셉이려니 하고 스스로 봐야겠지...

새벽 6시 40분에 일어나서 집에서도 나오지 않는 뜨신 물로 열심히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민박집 정보 같은 것은 모조리 영암 사이트에 엄청 잘 나와있다.
http://tour.yeongam.go.kr 정말 Good.

걱정됐던 것이 밖이 뜨듯하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오늘은 구름과 안개의 범벅.
월출산이 아니라 운출산이었다. 무출산도 되겠다. 운무산. 씩씩.


어둡게찍힌 것과 좀 기형적으로 밝게 왜곡된 것 중
그래도 형태가 보이는 왜곡된 것을 업롯... 바위는 역시나 형광(?)색이다.
실제 눈에는(안경이 살짝 뿌옇게 되기도 하고)
구름이 동적으로 흐르면서 산이 운무에 휩싸여 가히 선경을 이룬다.

구름다리로 가는데 매우 구름이 많이 생성되었다.
내가 깨방정맞게 그러나 어쩔 수 없이(서울 올라가야되므로)
새벽에 일어나서 올라가서 구름이 더욱 심했다.

그러나 구름이 꿀렁꿀렁 산을 덮었다가 내놓았다가 하는데 그 매력에 슬슬 빠져들기 시작했다.
모두 다 무리해서 사진을 좀 밝게 찍었음...(제대로 찍으면 안보여서..)
처음에 구름다리 까지 가는 구간은 살짝 험한듯 하지만 20대의 체력이면 무난한듯.

우리나라 산은 동그랗고 표면이 대체로 나무로 되어있지만
월출산은 화강암이 융기(?)하여 솟아난 산으로 큼직한 바위들로 된 바위산이다.
(북한산과 도봉산, 울산바위도 화강암인듯?)
그래서 다른 산과 조금 다르게 독특한 멋을 보이는 것 같다.
세월에 쪼개지고 갈라지고, 사이에 살짝 저물어가는 단풍이 끼어있어
그 시각적 즐거움은 산행의 숨차오름도 잊게 만든다.


ㅋㅋ 사진이 형광색으로 떴다.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 운무에 강렬한 태양빛이 쬐면서 정말 이런 모습이었다.

인상파가 그린 그림이 실제 사진과는 좀 다르듯,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인 포착(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내 마음 속에 진실되게 비춘 모습은 이러했다.

'장가계'닮았구만 이거 완전 했더니,
옆에 아저씨가 여행 많이해봤군이랬는데
난 사진만 본 적 있을 뿐(본의아닌 허세작렬..ㅋ)


구름다리에서 통천문을 거쳐 천황봉으로 가는 길

'절경은 당신이 뒤돌아보지 않은 그것' 이라는 것을 여행할 때 알게 됐다.
뒤를 돌아보면 내가 보지않은 새로운 각도의 구름과 산의 모습이 꿀렁굴렁(?)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같은 곳에서 찍어도 몇 초만에
흘러가는 엄청난 구름앞에 산의 모습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하나의 산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춤출 수 있는게 신기햇다.
넋을 잃게 만드는 절경이었다.

... 산은 변치 않지만 구름이 역동적으로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모습이 수십개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손자병법에서 이야기하던 正과 奇의 조화로 인한 무한한 변용이 생각나며 재밌었다.
손자는 이런 풍경에서 그 천재적인 군략을 얻었으려나? 상상해본다. 뭐에서 얻었을까.
김언수 교수님의 <전략>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정과 기의 조합은 경영에서도
그리고 삶에서도, 인간관계와 자기관리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두 가지 소재라고 생각한다.
무한한 변화와 다양한 변용의 묘.
내 삶에 있어서 정을 뜻을 제대로 세우는 것으로 치환한 의지의 문제,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면서 이런 저런 변화와 성장으로 인한 나 자신의 변화라는 의외성
두 가지를 조화하면 나름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립의 길은 멀기만 하지만.ㅋ

내려올 때는 해가 조금씩 비추고, 점점 산이 또렷하게 보였다...고 말하기 뭐하다 -_-ㅋ
억새밭의 풍경을 보면서 또다시 넋놓기ㅋ


느낀점은 너무 졸려서 꿈에서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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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큰멀청년